
돌담 너머의 삶, 박수근을 따라 걷다 (8) - 절구질하는 여인 조용한 뒷모습에서 시작된 이야기박수근의 그림 속 여인들은 대부분 허리를 굽힌 자세로 등장한다.절구를 찧거나, 빨래를 하거나, 아이를 업고 무언가를 해내는 여성들.〈절구질하는 여인〉 역시 그렇다.하지만 이 그림은 단순한 노동의 장면이 아니다.박수근에게 이 여인은 단지 ‘누군가’가 아닌바로 그의 아내, 김복순 여사였다.화가의 붓끝에 담긴 그 뒷모습에는고단한 일상의 무게와 그 무게를 견디는 사랑의 깊이가 함께 묻어 있다. 함께 살아낸 날들, 함께 그려진 삶1940년, 박수근은 김복순 여사와 결혼한다.그들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각자의 자리에서 일상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간다.박수근은 작품에 몰두했고,김복순 여사는 때로는 몇 시간씩 모델이 되어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