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작가 및 작품 이야기/돌담 너머의 삶, 박수근을 따라 걷다

돌담 너머의 삶, 박수근을 따라 걷다 (1) - 빨래터

은달84 2025. 6.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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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너머의 삶, 박수근을 따라 걷다 (1) - 빨래터 

 

흙빛의 화가, 박수근

박수근(1914-1965) *사진 출처 - 네이버

 

박수근(1914–1965).
그의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건 화려한 색채나 거대한 풍경이 아니다.
오히려 돌담 아래 굽은 허리로 장터를 걷는 여인, 아이를 업은 어머니,
그리고 오늘 우리가 바라보는, 개울가에서 빨래하는 아주머니들이다.

 

박수근은 말한다.
“나는 인간을 그리고 싶었다.”

 

그의 ‘인간’은 영웅이 아니었다.
삶의 가장자리에 묵묵히 앉아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박수근은 그런 사람들에게 화가가 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존엄을 안겼다.

 

6·25 전쟁 후 피폐해진 조국의 현실에서, 화려한 신화를 말하지 않고
땅을 딛고 사는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
그의 그림 속 인물은 이름이 없지만, 우리는 그들을 기억한다.
그들의 허리, 손끝, 굽은 어깨가
우리의 할머니였고, 어머니였고, 지금의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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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터, 고단한 삶 속의 연대

박수근 <빨래터>

 

《빨래터》는 개울가에 나란히 앉은 여섯 명의 인물들을 보여준다.
그들은 각기 다른 옷을 입고 있지만, 모두 비슷한 자세다.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은 채, 손을 물속으로 깊숙이 넣어 무언가를 헹구고 있다.

이 장면은 움직임이 거의 없다. 말도 표정도 없다.
그러나 정지된 듯한 이 풍경 속에서 나는 ‘침묵의 공동체’를 본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각자의 짐을 지고 같은 자리에 모인 사람들.

그들은 서로를 마주보지 않지만 등과 손끝으로 이어져 있다.
이것이 박수근이 말하는 ‘한국적인 정서’일지도 모른다.


마티에르, 돌담 위의 사람들

박수근의 화면은 특별하다.
회색빛 물감이 거칠게 쌓인 질감,
두텁게 올린 붓결은 마치 돌담이나 황톳길처럼
손끝으로 느껴질 듯한 질감을 갖는다.

그 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그 정적인 구도 속에서 기묘한 따뜻함이 번진다.
선으로만 표현된 인물의 윤곽, 
균형 있게 배치된 좌우의 구성,
그리고 흐르는 물을 따라 놓인 사람들의 배열은
그 자체로 ‘생활의 리듬’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나를 위해

나는 이 그림을 보며 나 자신을 떠올린다.
나 역시 하루를 버티고, 보이지 않는 마음의 먼지를 씻으며 살아간다.

우리는 때때로 무언가를 ‘빨아낸다.’
과거, 후회, 상실, 혹은 희망까지.
그리고 그렇게 헹구고 다시 펴서 조금 더 나은 하루를 시작한다.

그림 속 여섯 명의 인물들은 내가 만난 가족일 수도 있고,
지나온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
고단하지만 단정한 뒷모습.
그게 바로 박수근이 사랑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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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내게 준 말

“나는 인간을 그리고 싶었다.”
박수근의 이 말은 그림을 보는 내내 가슴에 조용히 박힌다.

그가 말한 ‘인간’은 위대한 존재가 아니다.
그는 하루를 살아내는 작고 조용한 사람들을 그렸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당신도, 그렇게 살아내고 있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 참고 링크 

https://en.wikipedia.org/wiki/Park_Su-geun

 

Park Su-geun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South Korean painter (1914–1965) Park Su-geun (Korean: 박수근; Hanja: 朴壽根; February 21, 1914 – May 6, 1965), name also transliterated as Park Soo-keun,[1] was a South Korean painter known for his depicti

en.wikipedia.org

 

https://virmuze.com/m/modern-korean-art/x/park/?utm_source=chatgpt.com

 

PARK SU-GEUN (1914 - 1965) at the Modern Korean Art & Western Influence on Virmuze

The artist who is inherently Korean, Korean Millet, etc. Despite these different names, I believe the keyword that describes Park Su Geun is resilience. He was a resilient person who expressed the resilience of Korean people during the time of the Japanese

virmuze.com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78080&utm_source=chatgpt.com

 

빨래터에서 얼굴 한번 보고 결혼을 결심한 남자

박수근이 태어난 양구에는 '국토정중앙면'이 있다. 말 그대로 남북한 합쳐 우리나라 국토의 정중앙이 바로 양구다. 또 유일하게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에 있는 마을이 있는데, 시래기로 유명한 펀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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