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위의 기도, 밀레와 땅의 사람들(5) - 삶의 불을 지키는 손 아궁이 앞의 한 사람어느 날 오래된 시골집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을 마주했다.작고 어두운 실내, 붉게 타오르는 불빛, 그 앞에 몸을 기울인 한 여인.장 프랑수아 밀레의 《빵 굽는 여인(Woman Baking Bread)》이다.빵을 굽는 여인의 모습은 조용하고, 움직임이 거의 없다.그러나 그 고요함 안에는 삶의 무게와 온기가 진하게 배어 있다.밀레는 이처럼 대단한 장면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순간’을 그린다.하지만 그 평범함 안에 담긴 인간의 품위는,어떤 대작보다 강하게 말을 건넨다. 밀레가 바라본 노동의 숭고함이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불’이다.화로 속에서 타오르는 붉은 빛은 이 여인이 지키고 있는 삶의 온도를 상징한다.그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