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국외작가 및 작품 이야기/뱅크시와 거리의 진실 8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8) - 〈Sweep it Under the Carpet〉 감추는 시대, 사라지지 않는 것들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8) - 〈Sweep it Under the Carpet〉 감추는 시대, 사라지지 않는 것들 영국 국기를 두른 한 여성이 빗자루로 무언가를 청소하고 있다.하지만 그녀는 바닥을 닦는 것이 아니다.커다란 벽을 열어, 그 안에 먼지를 쓸어 넣고 있다.뱅크시는 이 익숙한 장면에 익숙하지 않은 질문을 붙인다."이렇게 숨기면, 정말 없어진 걸까?" 이미지 출처 : https://banksy.newtfire.org/html/gallery_pages/graffiti/sweep_it_under_the_carpet.html?utm_source=chatgpt.com Banksy | Sweep it Under the CarpetOne of Banksy's recognisable pieces in 2006..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7) - 〈Mobile Lovers〉 & 〈Follow Your Dreams: Cancelled〉로 본 현대인의 고독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7) - 〈Mobile Lovers〉 & 〈Follow Your Dreams: Cancelled〉로 본 현대인의 고독사람들은 말한다.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연결된 시대’에 살고 있다고.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모두가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 이 세계에서정작 진심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는 걸.뱅크시는 그 침묵을,스마트폰 불빛 아래에서 말없이 마주 보는 연인의 모습으로 표현했다.1. 불빛은 가까워졌지만, 얼굴은 멀어졌다〈Mobile Lovers〉는 어두운 거리 벽에 마치 그림자처럼 그려져 있다.남녀가 서로를 꼭 안고 있다.하지만 얼굴은 정면이 아니라 각자 손에 든 스마트폰을 향해 있다.그들의 손엔 상대가 아닌 화면이,눈엔 사랑이 아닌 알림이 비치고 있다.뱅크시는 말한다.“우리는 서로를..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6) - <The Walled Off Hotel>과 예술의 주인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6) - 과 예술의 주인 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을 가르는 분리 장벽.높이 8미터, 길이 700km의 콘크리트 벽은 두 지역을 갈라놓은 채 무겁게 버티고 서 있다.그 벽 바로 옆에, 뱅크시는 한 채의 호텔을 세웠다.호텔의 이름은 The Walled Off Hotel직역하면 “벽으로 가로막힌 호텔”,하지만 동시에 “쫓겨난(Walled-off)”이라는 중의적 의미도 담긴 이름이다.그곳엔 뷰도, 평온도 없다.대신, 이 시대에서 가장 날카로운 질문 하나가 놓여 있다.1. 장벽 바로 앞에서 예술을 외치다2017년, 뱅크시는 팔레스타인 베들레헴에 이 호텔을 열었다.유명한 체인 호텔이 아니다.브랜드도, 별도, 럭셔리함도 없다.단 하나의 콘셉트는 이것이다.“세계에서 전망이 가장 나쁜 호텔”.모든 객..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5) - 난민 구호선 <루이즈 미셸호>와 예술의 경계선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5) - 난민 구호선 와 예술의 경계선 2020년 8월, 지중해에 떠 있는 낡고 작은 선박 한 척이 전 세계 언론에 등장했다.배의 이름은 루이즈 미셸. 19세기 프랑스의 여성 아나키스트이자 혁명가의 이름을 딴 이 배는깃발도, 군함도 아닌 예술가의 자비로 바다 위에 떠 있었다.그 예술가의 이름은 뱅크시.그리고 이 배는 그가 남긴 가장 조용하고도 강렬한 ‘작품’이었다. 1. 예술가가 바다에 띄운 배‘루이즈 미셸호’는 뱅크시가 구입하고 리모델링한전직 프랑스 해안경비대 순찰선이다.전장을 핑크색으로 칠하고,배 한쪽에는 “Life is a journey”라는 문구와 함께구명조끼를 든 소녀의 스텐실 그림이 그려졌다.그 소녀는 뱅크시의 대표작인 〈풍선과 소녀〉 속 인물처럼 보였다.하지만 이번엔,..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4) - 〈Shop Till You Drop〉과 소비의 파멸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4) - 〈Shop Till You Drop〉과 소비의 파멸 누군가가 추락하고 있다.도심의 고층 건물 벽면, 한 여성이 뒤집힌 자세로 아래로 떨어진다.그 손에는 쇼핑카트가 들려 있다.붕 뜬 몸, 공중에 정지된 듯한 장면.그림은 소리 없이, 묵직하게 우리에게 묻는다.“당신은 무엇을 위해 떨어지고 있는가?”1. 쇼핑하다 죽으라는 시대〈Shop Till You Drop〉.‘떨어질 때까지 쇼핑하라’ 혹은 ‘죽을 때까지 쇼핑하라’.자조적 농담 같지만, 그 말 속엔 냉소가 흐른다.이 작품은 2011년 런던 메이페어(Mayfair)의브루튼 플레이스(Bruton Place) 건물 외벽에 등장했다.멀리서 보면 추락하는 사람,가까이 다가가면 손에 들린 쇼핑카트.뱅크시는 묻는다.“소비는 진짜 욕망일까?..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3) - <꽃다발을 던지는 시위자> 전쟁을 뒤집는 꽃 한 다발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3) - 전쟁을 뒤집는 꽃 한 다발그는 분노한 자세로 몸을 움츠린다.어깨 너머로 팔을 치켜들고, 무언가를 던지려는 시위자의 포즈.하지만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건돌도, 화염병도 아닌…다채로운 꽃다발이다.도대체 이 그림은 무엇을 겨냥하고, 누구를 향해 던지고 있는 걸까? 1. 낭만적인 저항〈꽃다발을 던지는 시위자〉(Love is in the Air)는뱅크시의 가장 상징적인 이미지 중 하나다.처음 이 그림이 등장한 곳은 예루살렘의 벽.분쟁과 긴장이 뒤엉킨 그 도시 한가운데,시위자의 익숙한 자세 속에 뜻밖의 평화가 들어앉았다.우리는 이 이미지에 자동적으로 ‘폭력’을 예상하지만,그의 손끝에서 날아가는 것은 꽃이다.향기와 생명, 축하와 애도의 상징이 된 그 꽃다발은“우리가 진짜 싸워야 할 것..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2) - <풍선과 소녀 > 찢긴 예술의 반격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2) - 찢긴 예술의 반격 벽에 작은 소녀가 서 있다.붉은 풍선을 손에서 놓친 순간.그 풍선은 하늘로 날아가고, 사랑은 그녀의 손을 떠나간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뱅크시는 그 옆에 짧은 문장을 적는다.“There is always hope.”언제나 희망은 있다. 그 순간, 그 붉은 풍선은 떠나간 것이 아니라, 희망의 형태로 피어난다. 1. 가장 사랑받은 거리의 낙서〈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는뱅크시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린 대표작이다.처음 이 그림이 등장한 건 2002년, 런던의 남부 워털루 다리 근처 벽.모두가 무심코 지나치는 회색 도시 속,작은 소녀와 하나의 붉은 풍선이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다.이 그림은 이후 수없이 재생산되었고,영국인들이 뽑은 ‘가장 좋아하..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1) - 이름 없는 예술가, 얼굴 없는 저항 <Pulp Fiction>

뱅크시와 거리의 진실(1) - 이름 없는 예술가, 얼굴 없는 저항 밤이 되면 누군가는 조용히 골목 어귀에 나타난다.낡은 벽 위, 허물어진 담장에 그림을 그린다.도심의 회색빛 속에 한 장의 이미지가 남겨지고,사람들은 다음 날 아침, 그 낙서를 둘러싸고 웅성거리기 시작한다.“이번엔 또 무슨 뜻이지?”“설마, 이건 뱅크시?”우리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그림을 남긴 자리엔 이름도 사인도 없다.그저, 질문 하나만 던져진 채로 그는 사라진다.그리고 남는 건, 벽에 남겨진 짧은 울림과 오래가는 침묵.1. 그는 누구인가뱅크시는 얼굴 없는 예술가다.이름도, 국적도, 나이도 확실치 않다.그의 정체에 대해서는 수많은 설이 오갔지만,그 자신은 말한다.“익명성이 내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그리고 우리는 안다. 정체보다 더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