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달이의 그림읽기

유대인으로 산다는 것 – 샤갈의 정체성과 뿌리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그림을 보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바이올린 소리, 공중을 떠다니는 연인들, 눈을 감은 채 춤추는 사람들…그 모든 장면 속에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아련한 풍경이 있다.그건 바로, 그의 고향과 뿌리, 그리고 그가 품고 있던 유대인의 삶의 기억이다.1. 비텝스크에서 시작된 기억샤갈은 1887년, 러시아 제국(현재의 벨라루스) 비텝스크라는 작은 유대인 마을에서 태어났다.그의 가족은 전통적인 유대인 가정이었고, 어머니는 시장에서 일했고 아버지는 청어 공장에서 일했다.샤갈에게 이 유년 시절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그림 속에서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감정의 원천이었다.바이올린 연주자촛불을 밝히는 가족들공중을 나는 연인들정체불명의 염소, 수탉..

불안한 시대에 피어난 색채 – 전쟁과 망명 속의 "샤갈"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그림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찬란한 색채다. 붉은 연인들, 초록 얼굴, 푸른 하늘, 하늘을 나는 사람들... 그의 그림은 동화처럼 아름답다. 하지만 그 화려한 색 뒤에는 전쟁과 망명, 상실과 고통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다.샤갈은 불안한 시대를 살았다. 러시아 혁명, 두 번의 세계대전, 유대인 박해와 프랑스로의 망명. 그의 삶은 늘 떠나야 했고, 남겨야 했으며, 지켜야 했다. 그런데도 그는 빛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그 불안 속에서 더욱 찬란한 색을 만들어냈다.1. 뿌리 뽑힌 삶, 다시 그리는 고향샤갈은 러시아(현 벨라루스) 비텝스크 출신의 유대인이었다. 고향의 유대인 마을은 그의 예술의 원천이..

꿈을 그리는 사람 – 샤갈의 환상과 몽상 세계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그림을 처음 마주한 사람은 자주 멈칫한다. 왜 사람들이 하늘을 날고, 말은 붉고, 얼굴은 파랗고, 세상이 거꾸로 서 있는 걸까?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은 장면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안에서 진짜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샤갈은 말한다."나는 꿈을 그린다. 그것은 현실보다 더 진실하다." 그는 꿈을 믿었고, 꿈을 기억했고, 꿈을 그렸다. 현실의 질서와 규칙을 거부한 채, 감정과 기억이 이끄는 세계를 화폭 위에 펼쳐냈다.1. 샤갈의 세계는 왜 하늘을 날까?샤갈의 그림에서는 사람들이 자주 공중에 떠 있다. 손을 잡고 날거나, 누워서 날거나, 거꾸로 매달려 있다.이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다. 그는 사랑과 그리움, 자유와 기쁨 같은..

마르크 샤갈, 꿈과 사랑이 춤추는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 그의 그림을 처음 마주하면 마치 동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공간, 공중을 떠다니는 연인들,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색감. 그의 작품에는 언제나 사랑과 꿈, 그리고 따뜻한 감성이 가득하다.대학교때 과제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샤갈의 전시를 보러 가서 감동을 받은 기억이 난다. 나는 그림에는 전혀 관심도 없던 이과생이었는데, 그림이 주는 사랑의 힘을 느꼈다고나 할까. 샤갈은 그림 속에 감정을 담아 사랑과 기억을 기록한 화가였다. 그의 대표작들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지 풀어보고자 한다. 1. 《생일》(The Birthday, 1915) – 사랑하는 순간, 우리는 떠오른다샤갈의 대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