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욕망의 선, 실레와 나의 거울 (4) - 움츠러든 몸의 시간 움츠러든 몸, 웅크린 마음여인은 바닥에 앉아 무릎을 끌어안고 있다.양팔은 다리를 감싸고, 고개는 약간 앞으로 숙여져 있다.그녀의 시선은 어디론가 흐릿하게 빠져 있다.그림 속에는 어떤 설명도, 배경도 없다.오로지 한 사람, 한 몸, 한 마음의 모양만이 있다.나는 이 자세가 너무 익숙하다.삶이 벅찰 때, 마음이 지칠 때,우리는 가장 본능적인 방법으로 몸을 감싼다.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자세.그 무엇보다 인간적이고, 무엇보다 아픈 순간. 실레의 선, 고독한 몸의 언어에곤 실레는 몸으로 말하는 화가다.그의 인물들은 언제나 완전한 형태가 아니다.삐뚤어지고 왜곡되고 때로는 불완전하게 비어 있다.그러나 그 빈틈과 왜곡에서 오히려 더 깊은 진실이 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