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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후기)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후기)한 점의 그림에서 시작했습니다이 시리즈는 얼마 전,오랑주리–오르세 미술관 특별전을 다녀온 날부터 구상했습니다.그날 전시장 한켠에서 마주한 르누아르의 그림 앞에서저는 한참 동안 발을 떼지 못했습니다.평소 제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의 그림이, 그날따라 이상하게 따뜻하고 아름다웠습니다.〈눈 내린 풍경〉 앞에서 오래 서 있었습니다.화면을 가득 채운 부드러운 빛,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인간의 온기.이 시리즈는 그날 그 감동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였다는 입니다.마지막 미소르누아르는 병든 손으로도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붓을 손에 묶어가며 그린 자화상 속 그는, 고통을 견디는 얼굴이 아니라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었습니다.그의 눈은 흐릿했지만, ..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12), 끝나지 않은 여름 – 마지막 정원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12), 끝나지 않은 여름 – 마지막 정원여름의 끝, 마지막 빛1919년, 르누아르는 인생의 마지막 여름을 보냈다.몸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손가락은 붓을 감싸 쥘 수도 없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침 햇살을 기다렸고, 그 빛 속에서 여인들의 모습을 떠올렸다.〈The Bathers〉는 그의 유언 같은 작품이다.그는 죽음을 앞두고도 삶의 찬가를 그렸다.푸른 하늘과 나무, 그리고 햇살 속의 젊은 여인들.그녀들은 병든 화가의 고통을 모른 채, 한낮의 여름처럼 환하게 웃고 있다.시간의 끝에서 다시 시작한 여인들르누아르는 평생 여인의 몸을 그렸다.그에게 여인은 단순한 모델이 아니라, 생명을 상징하는 존재였다.〈The Bathers〉에서 여인들은 숲과 하나가 ..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11), 살아있는 조각 – 인간을 사랑한 눈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11), 살아있는 조각 – 인간을 사랑한 눈붓 대신 흙을 잡은 손1914년, 르누아르는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손가락이 굳어 붓을 쥘 수 없었고,그의 손은 마치 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붓 대신 흙을, 팔레트 대신 점토를 손에 쥐었다.그는 조각가 리샤르 귀노(Richard Guino) 와 함께 조각 작업을 시작했다.르누아르가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귀노가 그의 지시에 따라 점토를 빚었다.그렇게 태어난 작품이 바로 〈Venus Victorious〉.‘승리의 비너스’였다.이 조각은 단순한 신화의 여신이 아니라,르누아르 자신이 사랑해 온 인간의 상징이었다.부드러운 어깨, 유려한 곡선, 그 모든 형태는 여전히 그의 그림처럼 따..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10), 고통 속의 손, 붓을 놓지 않다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10), 고통 속의 손, 붓을 놓지 않다빛 앞에서 멈추지 않은 화가1911년, 르누아르는 이미 병으로 손가락이 심하게 굳어 있었다.붓을 잡기 위해 손에 천을 묶고, 붓대 끝을 긴 막대에 고정한 채 그려야 했다.그러나 그의 화폭은 여전히 따뜻했고, 그의 시선은 한결같았다.〈Gabrielle with a Rose〉는 그가 평생 사랑한 주제 — 인간의 아름다움 — 을마지막 힘으로 그려낸 초상이다.그는 육체의 고통 속에서도 빛을 포기하지 않았다.가브리엘, 한 사람의 빛가브리엘 르나르는 르누아르 집안의 가정부이자,그의 세 아들을 돌봐준 여인이었다.그는 모델이자 가족이었고, 무엇보다도 르누아르가 평생 존경한 ‘삶의 힘’을 가진 사람이었다.그녀의 얼굴은 단정하지만..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9), 남부의 햇살 – 카뉴쉬르메르에서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9), 남부의 햇살 – 카뉴쉬르메르에서햇살이 머무는 언덕남프랑스 카뉴쉬르메르.르누아르는 병든 몸을 끌고 이곳으로 옮겨왔다.파리의 냉기 대신, 그는 햇살 가득한 언덕과 푸른 공기를 택했다.그곳에서 그는 매일 같은 길을 산책했고, 매일 같은 빛을 그렸다.〈Landscape near Cagnes-sur-Mer〉, 〈Landscape at Cagnes〉.그가 그 남부의 햇살을 서로 다른 시간에 붙잡은 작품이다.하나는 가을의 온기처럼 노랗고, 다른 하나는 여름의 숨결처럼 푸르다.하지만 두 그림은 서로의 빛을 닮았다.둘 다 “삶을 사랑하는 화가의 마지막 시선”을 품고 있다.색의 시간 은그가 남부에 도착한 초기 풍경이다.공기 속의 먼지까지 느껴지는 섬세한 터치,..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8), 눈부신 살결 - 풍경속 여인의 누드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8), 눈부신 살결 - 풍경속 여인의 누드 빛으로 숨 쉬는 살결그림 속 여인은 햇살 속에서 잠시 멈춰 있다.물가에 앉은 그녀의 어깨 위로,부드러운 빛이 천천히 흘러내린다.르누아르는 인체를 욕망의 대상으로 그리지 않았다.그에게 여성의 몸은 빛이 깃드는 생명의 표면이었다.〈풍경 속 여인의 누드〉(1883)는그가 인상주의의 화려한 실험을 지나색과 형태의 조화를 다시 찾아가던 시기에 그린 작품이다.부드러운 곡선, 녹아내리는 색의 번짐,그리고 살결 위에 스며드는 푸른 공기 —그는 이 모든 것을 통해 인간의 몸을하나의 풍경처럼 그렸다.자연과 하나가 되는 인간르누아르는 이 시기부터 자연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었다.그림 속 여인의 살빛은 주변의 풀잎과 공기 속으로 흘..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7), 붉은 옷의 아이 – 클로드 르누아르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7), 붉은 옷의 아이 – 클로드 르누아르 빛으로 태어난 아들1905년, 르누아르는 이미 고통의 시간 속에 있었다.손가락은 굳어가고, 걷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그의 화폭에는 여전히 생명이 있었다.그 생명의 이름이 바로 클로드 르누아르(Claude Renoir) —그의 막내아들이었다.〈놀이 중인 클로드〉는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놓은 작품이다.테이블 위의 작은 인형을 가지고 노는 소년의 모습,그 옆에서 번지는 부드러운 붓 터치와 빛의 흔들림.그림은 소년의 놀이이자, 아버지의 기도였다.르누아르는 병든 육체로도 ‘삶의 온기’를 그릴 수 있음을 증명했다.그는 더 이상 거리의 사람이나 축제의 햇살을 그리지 않았다.이제 그의 세계는 조용한 실내,그리고 한..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6), 사랑의 빛깔 – 피아노 치는 소녀들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6), 사랑의 빛깔 – 피아노 치는 소녀들고요한 오후, 음악이 머무는 방얼마 전 오랑주리·오르세 특별전에서 이 작품을 마주했다.도슨트의 해설이 아직도 생생하다.“이 시기 피아노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었습니다. 부르주아 가정에서는 교양과 부의 상징이었죠.”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르누아르의 그림을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1890년대의 프랑스에서 피아노는 사치품에 가까웠다.음악 교육은 귀족층이나 부유한 시민 계층의 전유물이었고,가정에 피아노를 들인다는 건 ‘우리 집은 문화적으로 풍요롭다’는 선언이었다.그래서 어떤 집에서는 연주보다 ‘보여주기 위한 피아노’를 들여놓기도 했다고 한다.하지만 르누아르의 그림은 그런 허세와는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그는 화려한..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5), 한 잔의 커피, 잠시의 멈춤

빛으로 피어난 인간의 온기 – 르누아르의 색과 미소 (5), 한 잔의 커피, 잠시의 멈춤햇살 아래의 식탁그림 속에는 파리 근교, 세느강가의 여름이 있다.하얀 차양 아래로 부드럽게 내려앉은 빛,식탁 위에는 포도주 잔, 과일, 웃음소리가 함께 놓여 있다.르누아르는 이 평화로운 풍경을 1881년 여름,자신이 즐겨 찾던 레스토랑 ‘메종 푸르니즈(Maison Fournaise)’에서 그렸다.그의 붓끝에서 빛은 다시 한 번 살아났다.하지만 이번의 빛은 젊은 시절처럼 들뜨거나 급하지 않다.마치 한여름 오후의 나른함처럼,따뜻하고 느리며, 삶의 쉼표처럼 고요하다.친구들과 함께한 인생의 순간이 그림 속 인물들은 모두 르누아르의 실제 친구들이다.화가 시스레, 예술가 카이보트, 배우 잔 사무라,그리고 그의 연인이자 훗날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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