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작가 및 작품 이야기/어둠 속의 눈, 고야의 빛과 그림자

어둠 속의 눈, 고야의 빛과 그림자 (8) 어둠의 벽화 – 〈검은 그림들, 1819–1823〉

은달84 2025. 9. 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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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눈, 고야의 빛과 그림자 (8) 어둠의 벽화 – 〈검은 그림들, 1819–1823〉


집 안의 어둠

어떤 날은 방 안이 괜히 무겁게 느껴진다.

창문을 열어도 빛이 잘 들어오지 않고, 마음도 그 무게에 눌린다.

나도 우울과 불안을 겪었던 시간이 있다.

하루가 너무 길고, 내 안의 그림자가 더 크게 느껴졌던 순간들.

고야의 〈검은 그림들〉은 그런 어둠의 시간을 벽에 새겨놓은 듯한 작업이다.

그는 말년에 ‘퀸타 델 소르도(Quinta del Sordo, 귀머거리의 집)’라는 별장에 칩거하면서

벽에 직접 검고 음산한 그림들을 그렸다.


벽에 새긴 고백

〈검은 그림들〉은 총 14점으로, 집 안의 벽과 천장에 직접 그려졌다.

〈사투르누스〉, 〈마녀들의 집회〉, 〈개〉, 〈아타라파〉 등 제목부터 불길하다.

신화를 재해석하거나 인간의 공포와 광기를 상징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가장 유명한 〈사투르누스가 아들을 삼키다〉에서는 거대한 신이 아들을 집어삼키는 섬뜩한 장면이 그려진다.

눈빛은 광기어린 두려움이고, 손은 피로 얼룩져 있다.

그 어떤 화려함도 없는, 오로지 인간의 원초적 공포만이 남아 있다.

프란시스코 고야 <Saturno devorando a su hijo,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시대의 그림자

이 시기 스페인은 나폴레옹 전쟁 이후 혼란과 반동 정치가 이어졌다.

종교재판소가 부활했고, 자유주의자들이 탄압을 받았다.

고야는 청력을 잃은 채, 세상과 점점 멀어지며 고립되었다.

정치적 불안, 개인의 병, 그리고 인간의 끝없는 폭력이 겹쳐지면서, 그는 벽에 검은 물감을 칠했다.

그것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그가 살아낸 시대와 내면을 함께 고백한 흔적이었다.

Version by Rubens

 


벽에 새긴 그림자

나는 〈검은 그림들〉을 보며 나 자신의 벽을 떠올린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두려움, 우울의 시간, 공황 속에서 움츠러들었던 날들. 그

때 나도 내 마음의 벽에 검은 흔적들을 새기듯, 일기장에, 혹은 침묵 속에 무언가를 남겼다.

그 흔적들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나 스스로 살아내기 위한 기록이었다.

고야의 벽화가 그렇듯, 그것은 개인의 상처이자 시대의 증언이었다.

Darker version


어둠을 직면한다는 것

〈검은 그림들〉은 절망의 기록이지만, 동시에 회피하지 않는 용기의 흔적이다.

고야는 자신의 벽을 캔버스로 삼아 가장 깊은 두려움과 시대의 광기를 새겼다.

그는 미화하지 않았고, 감추지 않았다.

나는 이 그림 앞에서 다짐한다. 내 안의 그림자를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직면하겠다고.

어둠을 인정할 때 비로소 작은 빛이 스며들 자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 참고 링크 

https://en.wikipedia.org/wiki/File:Francisco_de_Goya,_Saturno_devorando_a_su_hijo_(1819-1823).jpg

 

File:Francisco de Goya, Saturno devorando a su hijo (1819-1823).jpg - Wikipedia

Title Saturn Devouring His Son (from The Black Paintings) title QS:P1476,en:"Saturn Devouring His Son (from The Black Paintings) "label QS:Len,"Saturn Devouring His Son (from The Black Paintings) "label QS:Les,"Saturno devorando a su hijo"label QS:Leu,"

en.wikipedia.org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Francisco_de_Goya,_Saturno_devorando_a_su_hijo_(1819-1823).jpg

 

File:Francisco de Goya, Saturno devorando a su hijo (1819-1823).jpg - Wikimedia Commons

From Wikimedia Commons, the free media reposi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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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o.wikipedia.org/wiki/%EC%9E%90%EC%8B%9D%EC%9D%84_%EC%9E%A1%EC%95%84%EB%A8%B9%EB%8A%94_%EC%82%AC%ED%88%AC%EB%A5%B4%EB%88%84%EC%8A%A4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스페인어: Saturno devorando a su hijo, 영어: Saturn Devouring His Son)는 스페인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이다. 이 그림은 전통적으

ko.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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