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속에 피어난 빛 – 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와 그림 (7)
- 귀를 잃은 겨울 <Self-Portrait with Bandaged Ear, 1889>
겨울의 끝자락에서 본 스스로의 얼굴
1889년 1월, 반 고흐는 아를에서 고갱과의 불화 후 깊은 고통을 겪었다.
영화처럼 잔혹하지는 않더라도, 스스로 귀를 던지며 선택한 자해는
그의 정신적, 육체적 한계가 겹친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붓을 놓지 않았다.
그 시기 그는 자신을 응시하는 자화상을 남겼다.
오늘의 그림, Self‑Portrait with Bandaged Ear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는 테오에게 이렇게썼다.
“나는 부서졌지만, 여전히 그림을 그린다.”
그 문장은 그의 예술이 꺾이지 않았음을 알리는 돌확함이었다.

붕대 속 눈빛, 그리고 고독의 얼굴
그림 속 고흐는 넓은 겨울 코트와 털모자를 착용한 채 정면을 응시한다.
그의 귀에는 커다란 붕대가 감겨 있다.
뒤편 창문 틀에는 일본 목판화를 모방한 장식이 보이는데,
이는 그의 내면이 동양 예술에 기댄 외로움과 동시에,
아를의 따스한 햇살을 허공 너머로 그리워하는 흔적으로 느껴진다.
화면 전체는 녹색과 차가운 톤으로 치우쳐 있으나,
얼굴에는 따뜻한 붉은기가 올라와 있다.
이는 상처를 넘어 고통 속에서도 살아 움직이는 삶의 살아있는 상징처럼 읽힌다.
겨울의 끝자락, 다시 붓질을 마주하다
이 그림은 고흐에게 첫눈 이후의 아를처럼 느껴진다.
차갑지만 맑은 공기, 마음에는 얼어붙은 듯한 고독이 자리했다.
그는 목도리에 이어 붕대까지 감으며, 다시 붓을 잡았다.
나 역시 이 그림에서 묘한 위로를 느낀다.
겨울처럼 마음이 단단해졌을 때, 누군가는 눈물 대신 붓을 들어냈다.
그리고 그는 그 붓으로 나에게, “우리 살아있다.”고 말해준다.
부서졌지만, 붓을 놓지 않은 자의 초상
이 그림은 자기 부정이 아니라, 자기 수용이다.
귀를 잃고 부서졌지만, 그는 여전히 예술가 반 고흐였다.
그의 붓질에는 흔들림과 떨림이 있다. 이는 감정이 붓과 색 사이로 남긴 흔적이다.
캔버스 위의 두터운 물감은 마치 고통의 두께를 눈에 보이게 하는 듯 하다.
그는 자신을 그리며 고요한 회복을 그렸다.
상처에도 불구하고 붓을 놓지 않은 사람에게 그림은 태양보다 강한 증언이 된다.
어떤 그림은, 말보다 길다
이 자화상은 아름답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가장 진실된 아름다움의 한 형태였다.
붕대 뒤의 눈동자, 겨울 외투보다 더 차가운 주변 풍경 속에서 살아있는 존재감.
고흐는 이 그림을 통해 “여기가 내가 서 있는 자리다.”라고 말한다.
📍 작품 링크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3AVanGogh-self-portrait-with_bandaged_ear.jpg?utm
File:VanGogh-self-portrait-with bandaged ear.jpg -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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