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키요에 - 덧없는 아름다움

유머와 패러디 – 대중예술로서의 우키요에

은달84 2025. 4.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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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아름다움, 우키요에를 따라 걷다 (5)

유머와 패러디 – 대중예술로서의 우키요에

우키요에를 아름다운 풍경화나 미인의 초상으로만 기억한다면, 아직 그 절반밖에 보지 못한 셈이다.
에도 시대 사람들은 웃고, 풍자하고, 패러디하며 그림을 즐겼다.
우키요에는 진지한 예술이면서도, 동시에 재치와 장난기 가득한 대중문화였다.

오늘은 우키요에의 '웃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1. 에도인의 유머 감각

에도 시대는 상인과 서민 계층이 도시 문화를 이끌던 시대였다.
그들은 권위보다 재미를, 철학보다 현실의 기발함을 즐겼다.

  • 비뚤어진 얼굴,
  • 지나치게 과장된 몸짓,
  • 상상 속 동물이나 괴물의 등장.

이런 그림들은 단순히 우습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나 인간 심리에 대한 은근한 풍자를 담고 있었다.

웃음은 당시 에도인의 세계 인식이었다.

우타가와 구니요시 <알고 보면 좋은 사람>


 

2. 패러디의 미학 – 오마주와 뒤집기

에도 시대 우키요에는 '패러디'의 선두주자였다.

  • 유명한 풍경을 고양이들로 바꾼다든가,
  • 영웅 이야기를 평범한 장사꾼이 연기한다든가,
  • 고전 그림을 그대로 따라 그리되, 상황을 비꼰다든가.

이러한 작품들은 당대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밈'처럼 소비되었다.
지금의 SNS 유머 콘텐츠와도 비슷하다.

아는 만큼 웃게 되는 그림, 보는 이의 문화감각을 시험하는 시각적 농담.

우타가와 쿠니요시 <고양이로 표현한 도카이도 53역> 에도 시대의 주요 교통로인 도카이도 53역을 고양이들로 재치 있게 표현한 작품. 각 고양이는 역참의 특징이나 이름을 반영하여 그려짐.


3. 괴물, 망상, 기이함 – 현실 너머의 상상력

우키요에에는 괴담이나 기괴한 상상을 그린 작품도 많다.
요괴, 유령, 뒤틀린 세계.
이들은 단지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억눌린 감정의 해소였고,
동시에 창의력의 해방구였다.

이 모든 이미지 속에는 자유로운 시선과 창의적 사고가 깃들어 있다.

가츠시카 호쿠사이 <웃고 있는 악마>


4. 웃음의 예술, 지금의 우리에게

우키요에는 결코 진지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림 속에는 웃음, 재치, 자유, 그리고 해방감이 흐른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덧없는 세상에서, 너무 무겁게 살 필요는 없다는 걸."

오늘 우리가 우키요에를 보는 이유는,
그 시선 속에서 삶을 가볍게 바라보는 법을 다시 배우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가츠시카 호쿠사이 <호쿠사이 만화>

 

 

→ 다음 화에서는 우키요에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도슈사이 샤라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6화 예고: 사라진 그림자 - 도슈사이 샤라쿠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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