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은 해방이다 – 마티스의 색채 여행 (5), 푸른 누드
색은 해방이다 – 마티스의 색채 여행 (5), 푸른 누드
푸른색이라는 하나의 색 안에
이토록 다른 감정과 시간이 공존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앙리 마티스의 두 ‘푸른 누드’를 보고 처음 알게 되었다.
하나는 1907년에 그린 유화,
다른 하나는 1952년, 말년의 침대 위에서 오려낸 종이 조각.
사이엔 45년의 시간이 흐르고,
화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몸’이라는 주제를 다시 바라본다.
1907년, 비스크라의 기억
〈푸른 누드 혹은 비스크라의 기억〉은
마티스가 야수파 시절에 그린 작품이다.
유달리 큼직하고 강렬한 여성의 누드가
푸른 음영 속에서 선명히 드러난다.
상체는 정면에서 본 듯하고, 하체는 위에서 내려다본 듯한 구조.
하나의 시점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 구도는,
마치 감정이 여러 방향으로 퍼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그림은 단순한 인체 묘사가 아니다.
근육을 아름답게 정돈하지 않았고,
표현은 날카롭고, 감정은 다소 격렬하다.
전통적인 미의 기준을 일부러 거스르듯,
무너뜨린 균형 안에서 더 강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전시회에서 이 작품은 거센 반응을 불러일으켰지만,
작은 인정을 받은 적도 있다.
당시 다섯 살이던 경비원의 아들이
마티스의 그림을 바라보며 말했다고 한다.
“오, 진짜 아름다운 여인의 몸이에요.”
그 순수한 반응이야말로, 마티스가 바란 자유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1952년, 푸른 누드 II
세월이 흐른 뒤, 마티스는 다시 ‘푸른 누드’를 그린다.
하지만 이번엔 붓 대신 가위였다.
그는 오랜 병치레 끝에 붓을 들 수 없었고,
대신 색칠한 종이를 오려 붙이는 방식으로
그림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그는 전보다 더 자유로운 곡선을 만들어냈다.
굵은 곡선과 색면으로 이뤄진 푸른 실루엣.
팔을 머리 뒤로 젖히고, 다리를 엇갈린 채 앉아 있는 이 인물은
얼굴도 없고, 세밀한 묘사도 없지만
오히려 그 단순함 속에 존재가 오롯이 살아 있다.
마티스는 어릴 적,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무료해하는 아들을 위해
어머니가 사다 준 미술 재료로 그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처음이 병원이었다면,
그의 마지막 그림 역시 병상에서 탄생한 셈이다.
어쩌면 삶의 시작과 끝,
그 모두를 ‘색’으로 연결한 사람이 바로 마티스였다.
두 그림 사이, 마티스의 말 없는 변화
1907년의 푸른 누드가 세잔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강렬한 표현이었다면,
1952년의 푸른 누드는 말년의 고요한 해방을 담고 있다.
하나는 역동적이고, 다른 하나는 간결하다.
하지만 둘 모두 ‘몸’이라는 존재를 통해
자신만의 감정을, 그 삶의 흔적을 전하고 있다.
한때 붓으로 형태를 쌓았던 그는
가위로 색을 자르고 붙이는 행위로
다시 ‘몸’을 만들었다.
그 단순함 속에서 되려 더 많은 감정이 밀려온다.
그림이 속삭이는 말
1907년의 마티스가 말하는 듯하다.
“나는 미의 기준을 무너뜨리며 새로운 길을 가고 싶었다.”
그리고 1952년의 마티스는 속삭인다.
“몸을 그리지 않아도, 색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살아 있다.”
색으로 표현한 두 개의 몸.
그건 단순한 누드가 아니라
마티스 자신의 고백이었고,
그 삶 전체가 담긴 진심이었다.
📌 참고 링크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atisse_Souvenir_de_Biskra.jpg
File:Matisse Souvenir de Biskra.jpg - Wikimedia Commons
From Wikimedia Commons, the free media repository
commons.wikimedia.org
https://www.henrimatisse.org/blue-nude.jsp?utm
The Blue Nude, 1907 by Henri Matisse
The Blue Nude, 1907 by Henri Matisse The Blue Nude, 1907 by Henri Matisse Matisse was working on a sculpture, Reclining Nude I, when he accidentally damaged the piece. Before repairing it, he painted it in blue against a background of palm fronds. The nude
www.henrimatisse.org
https://de.wikipedia.org/wiki/Blauer_Akt
Blauer Akt – Wikipedia
aus Wikipedia, der freien Enzyklopädie Blauer Akt (Nu bleu) heißt eine Serie von etwa zwölf[1] Gouacheschnitten von Henri Matisse, die er 1952 schuf. Blauer Akt IV Sie stellen sitzende oder stehende weibliche Akte in abstrakter Form dar und gehören zu
de.wikipe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