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작가 및 작품 이야기/돌담 너머의 삶, 박수근을 따라 걷다

돌담 너머의 삶, 박수근을 따라 걷다 (2) - 나무와 두 여인

은달84 2025. 6.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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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너머의 삶, 박수근을 따라 걷다 (2) - 나무와 두 여인

 

전후 한국의 삶을 담다

1회차에서 언급했지만, 박수근(1914–1965)은 6·25전쟁 이후 피폐한 현실 속에서,
화려한 풍경이나 위대한 영웅이 아닌 ‘살아내는 사람들’을 그렸다.
그의 작품에는 일상의 고단함이 담겼지만, 결코 침울하거나 비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그 삶 속에서 꾸준한 존엄과 따뜻함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무와 두 여인

박수근 <나무와 두 여인>

 

이 작품은 1950년대 전후, 박수근이 대표적 도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나무와 여성이라는 조합 속에서,
전후 한국인의 삶과 회복의 정서를 담아냈다. 

넓은 캔버스 위에는 앙상한 나뭇가지가 화면을 절반 가로지르고,
그 아래 두 여인이 배치되어 있다.
한 명은 머리에 짐을 이고 있고,다른 한 명은 아이를 업고 있다.
행동보다는 정지된 자세와 공간의 배치가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나무와 두 여인은 무엇을 말하는가

  • 나무
    이미 생기를 잃은 꽂힌 나목은
    전쟁과 가난으로 앙상해진 사회를 상징하며,
    뿌리와 줄기의 굵은 질감은 ‘다시 뿌리내리려는 힘’을 표현한다
  • 두 여인
    짐을 지기도 하고, 아이를 업기도 하는 일상 속 두 모습은
    동시에 든든하고 고단하며 기다림을 견디는 태도를 드러낸다.
    얼굴은 그려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신체적 자세가 그들의 삶의 결을 충분히 말해준다.

이 구성은 이야기 대신 정지된 순간을 통해
전후 한국인의 삶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돌담 같은 질감, 서로의 그늘이 되다

박수근의 마티에르 기법은 돌담이나 돌길을 연상시키는 거친 질감을 만든다.
이 회화적 표면 위에서 두 여인과 나무는
마치 현실 속 인물처럼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여인은 바람도, 소리도 없이
서로의 그늘이 되어주고,
나무는 두 사람의 중심에서 쉼의 공간을 제공한다.


내 삶 속의 쉼과 공존

이 그림 앞에서 나는 잠시 멈춰서서 숨을 고르는 법을 배운다.
삶은 계속 흘러가지만, 그 사이사이 우리는
‘초록이 없는 나무 아래’, ‘속삭임조차 필요 없는 침묵 속에’ 머물며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당신도 혹시 그런 순간이 있는가.
세계가 무겁게 느껴질 때, 
잠시 말없이 곁에 있어줄 누군가가
또는 누군가처럼 당신도 그렇게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걸
그림이 말해주는 것 같다.

 

📌 참고 링크 

http://www.parksookeun.or.kr/user_sub.php?bk=TEXFW1703295155&mu_idx=77&bt=rd

 

박수근미술관

 

www.parksookeun.or.kr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74235?utm\

 

나무와 두 여인(나무와 두 女人)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ncykorea.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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